도무지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선택의 상황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분들로부터 카페 운영을 함께 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고서, 나는 그렇게 몇 주 동안을 고민했습니다.

 

고민했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어떤 선택이 현명한 것인지 몰랐으니까요. 나는 선택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책장을 살폈습니다. 선택과 결정에 관한 책을 여러 권 갖고 있으니까요. 헤아려 보니 일곱 권이더군요.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잘못된 선택은 대가를 치른다는 깨달음을 얻은 이후로 선택에 관한 좋은 책을 모아 온 덕분입니다. 좋은 선택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관해 이론적으로 설명한 책이 있는가 하면, 선택의 기술을 실용적으로 다룬 책도 있습니다.

 

『넛지』는 행동경제학의 이론으로,『탁월한 결정의 비밀』은 뇌신경과학의 이론으로 선택을 다룬 탁월한 책입니다. 두 권 모두 각 분야의 대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작품들이지만, 두 권 모두 400페이지 정도의 두꺼운 분량입니다.

 

나는 이 책들을 진득하게 읽어낼 시간적, 마음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주요 내용을 알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집어든 책은 스펜서 존슨의 『선택』입니다. 좋은 선택이 이뤄지는 일련의 절차를 정리하여 나의 상황에 대입하는 것이 이번 책읽기의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두꺼운 두 권의 책도 워낙 훌륭한 책들이니 『넛지』는 서른 일곱번째 도서로 소개드릴 터이고, 『탁월한 결정의 비밀』에 대해서는 핵심 메시지를 한줄로 요약하고 넘어가겠습니다.

 

"탁월한 결정은 신중한 숙고도, 순간 판단력도 아닌 '감정과 이성의 황금 비율'에서 나온다." - 조나 레러

 

물론 그 비율은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 비율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인생의 지혜를 얻는 과정은 운동을 하는 것과 비슷해서, 한 번 듣는 것으로가 아니라 거듭 연습함으로 얻어지는 것이긴 하지만, 오늘은 더 나은 선택을 위한 방법론을 스펜서 존슨의 책으로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스펜서 존슨은 통찰력과 필력을 모두 지닌 작가입니다. 특히, 빛나는 지혜가 담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작가로서의 강점입니다. 전작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과 『선물』을 감동적으로 읽었는데, 이번 책 역시 나를 구원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늘 가장 좋은 결정을 할 필요는 없다네. 단지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만 하면 되지. 그렇게 계속 더 나은 결정을 찾아가다 보면 결국 좋은 결정을 하게 될 게야."

 

책은 초반부에서, 저자는 우리의 불완전함을 인식하게 만들어 항상 훌륭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주었습니다. 이어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실제적인 질문과 개인적인 질문을 3개씩 알려줍니다.

 

실제적인 질문 3가지는 이성을 발휘하여 선택하는 데에 필요한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개인적인 질문 3가지는 직관을 발휘하여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입니다. 스펜서 존슨은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의 조화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조나 레러의 핵심 주장과 똑같지요.

 

상황을 파악하게 만드는 실제적인 질문 3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내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2. 정보를 모아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는가?

3. 미리 충분히 생각하고 있는가?

 

원하는 것(want)이 아니라 정말로 필요한 것(need)만을 추구할 때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더 몰입하여 책을 읽었습니다. 실제적인 질문 3개만으로도 선택이 수월해지지만, 개인적인 질문 3가지는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더해 줍니다.

 

1. 내가 하는 결정은 나 자신에게 진실한가?

2. 나는 내 직관을 믿는가?

3. 나는 더 좋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가?

 

진실을 외면하면서 좋은 결정을 할 수는 없습니다. 진실을 빨리 받아들일수록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선택을 하는 과정이 기분 좋게 진행되면 좋은 결정일 확률이 높습니다. 선택의 과정에서 자신이 좋은 결정을 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게지요.

 

지속적으로 더 나은 결정을 하려면 자신이 더 좋은 것들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선택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책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삶의 모든 분야에서 더 좋은 것을 받을 수 있어. 사업에서도 개인적인 삶에서도, 우리는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도 우리는 자주 그런 진실을 부정하지.“ (p178)

 

6가지 질문이 책의 핵심이긴 하지만, 저자의 지식을 전부 전해 드린 것은 아닙니다. 책은 6가지 질문에 답변하는 데 필요한 실제적인 지식까지 담고 있으니까요. 이를 테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구분하는 법, 결정을 내리기에 충분한 정보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법, 진실을 알아내는 빠른 방법 등을.

 

책의 판형은 작고, 활자는 크고, 분량은 200페이지 남짓 밖에 안 됩니다. 게다가 한편의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살다보면 누구나 선택의 순간을 맞게 될 것이고, 단기간에 선택에 관한 지혜를 얻어내야 할 때가 올 것입니다. 그 때 제격인 책입니다. 선택에 관한 지혜에서부터 실천지침까지 알려주니까요.

 

이 책을 읽고서, 카페 운영 제안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내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문한 덕분입니다. 결정하고 나니 홀가분했습니다. 한 권의 책이 홀가분한 기분과 좋은 선택을 안겨다 주다니요! 놀랍지만 당연한 일입니다. 책에는 힘이 있으니까요.

 

- 읽는 대로 실천하는, 연지원. (2012. 8月)

 

Posted by 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