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6시에 눈을 떴다. 날은 이미 밝았다. 겨울이면 어둑할 시간이다. 지금은 여름이다. 나는 여름의 긴 낮이 좋다. 낮의 생산성과 함께 밤의 낭만도 사랑한다. 일과 낭만은 적대적이지 않다. 서로를 빛내고 서로를 돕는다. (우리나라의 후덥지근한 여름 날씨는 싫지만.) 요즘 6시간 수면을 못 다 채우고 깨고 만다. 일찍 일어나는 건 좋지만, 부족한 수면은 아쉽다. 때론 찜찜한 기분도 든다. 더 자고 싶지만 잠이 달아났다.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자기경영 수행자로서 2~3페이지의 책을 읽었다. 당근과 배 반쪽, 사과와 바나나 하나, 브로콜리와 오디를 갈아 만든 주스를 마셨다. 홈트레이닝, 안지만에 관한 인터넷 서핑을 잠시 했고 국카스텐의 노래를 들었다. 전자기기 코드선을 정돈했다. 아침시간인데도 더웠다. 샤워를 하고 외출 준비를 했다. 2시간 동안 한 일들이다. 일상은 좀도둑이다. 시간을 야금야금 잘도 채 간다. 시간은 돈이다. 때때로 돈보다 소중하다. 서둘러 집을 나섰다. 할 일이 많은 오늘이다.



2. 

"<갤러리아면세점63> 측은 1주일간 쇼핑과 관광 등을 하면 주급으로 2만 달러(약 2,300만원)를 받는 가이드 지원자를 뽑는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클릭) 중앙일보가 "여의도 '황제 알바' 떴다"라는 기사를 경제지 1면에 내어준 덕분에 보게 된 구인 광고다. '한번 지원해 볼까' 하는 심산으로 기사를 검색했지만, "자기소개 1분 영상을 본인 SNS에 올린 후 해당 링크주소를 갤러리아면세점 채용 이벤트 사이트(클릭)에 남기면 된다"는 말에 포기했다. 자기소개는 나의 약점이고, 동영상 촬영은 말만 들어도 싫다.


내면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래도 한 번 해 봐! 도전이잖우.' 최소한 도전기를 포스팅할 수는 있겠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제 읽었던 어느 강사의 사례가 떠올랐다. 그는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붙잡고, 여러 가지 경험에 도전하라고 말했다. 나는 10년 넘게 '와우'라는 학습 공동체와 나의 강의 분야만 집중해 왔다. 때론 새로운 모습으로의 도전도 필요하리라. (내면에서 '그만하시지, 어차피 도전 못할 거면서'라고 외치고 있다.) 일단 말은 멈추자. (재미삼아 도전할지는 모르겠으나) 실행에는 말이 필요없으니.



3.

플라톤 대화편을 읽는 요즘이다. 스물 일곱 편에 달하는 그의 대화편을 모두 읽게 될지는 모르겠다. 최근에는 일곱번째인가, 여덟번째로 <고르기아스>를 읽었다. (예전에 읽었던 책을 포함해야 할지 말지를 결정 못해서 읽은 권수가 오락가락한다.) 플라톤 대화편은 읽을수록 감칠 맛이 나고, 철학 뿐만 아니라 (플라톤이 종종 폄하했던) 수사학에도 눈을 떠가는 느낌이 든다. 한 권씩 읽을 때마다 '이만하면 됐어' 라는 생각보다는 '더 읽어야겠다'는 동기가 생긴다.


직업 특성상 설명하거나 설득력이 필요한 상황이 생긴다. 그때 소크라테스가 보여준 (실제로는 플라톤이 묘사한) 토론자의 모습이 좋은 푯대가 된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에게 좋은 질문을 안겨 그들 스스로 생각하도록 도울 수 있을까? 플라톤 읽기는 내게 이러한 능력을 키워가는 과정이다. 나는 플라톤을 읽으며, 탁월한 토론자 소크라테스를 만나고(특히 중기 대화편에서), 삶의 필요한 미덕에 대하여 사유하고(절제, 우정, 용기 등), 고대 그리스의 지적 문화와 관습을 간접적으로 체험한다.



Posted by 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