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의욕을 끌어낼 것인가』를 읽고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 / 토리 히긴스, 한국경제신문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캔 블랜차드의 책 제목이다. (물론 본래의 의도대로라면 문장 끝에 물음표가 아닌 느낌표를 붙였으리라.) 고래는 차치하고, 칭찬은 정말 사람을 춤추게 할까? 대다수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칭찬이 모든 사람들을 들뜨게 하지는 못한다. 물론 사람의 내면에는 인정 욕구가 존재하고 많은 이들이 칭찬에 행복감과 에너지를 얻지만, 누구나 칭찬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칭찬을 받으면 자기 소유가 아닌 물건을 받은 마냥 어색해하고 당황해한다. 심지어 칭찬의 내용을 믿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동기를 부여받는 이들은 이 말을 믿지 않으려 든다. 누구나 자신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성격심리학에서부터 시작된 인간 성향에 관한 연구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어떻게 의욕을 끌어낼 것인가』는 성향에 관한 연구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용적인지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은 서로 다른 두 유형, 성취지향과 안정지향을 깊게 들여다본다. “안정지향(prevention focus) 형의 사람들은 실패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의욕이 생기는 사람들”이다. 칭찬은 이들을 당황스럽게 할 뿐이다. 성취지향은 긍정적인 피드백과 낙관론으로 움직이지만, 안정지향형의 사람들은 칭찬과 낙관론보다는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의식과 비관론으로 움직인다.


책의 두 저자(하이디 그랜트 할버슨, 토니 히긴스)는 사회심리학자다. 철학자가 이성과 직관 그리고 지혜로 ‘사유’한다면, 사회심리학자는 가설을 설정하고 ‘실험’한다. 궁극적으로는 과학적 탐구(실험과 통계)를 통과한 가설만을 ‘이론’으로 제시한다. 안정지향과 성취지향의 존재와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 이들이 설계한 실험은 다음과 같다.(p.45~46) 두 그룹으로 나뉘어진 피실험자들에게 단어 만들기 문제를 냈다. 물론 그들의 동기를 조작했다.


“성취지향형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으로 4달러가 지급될 것이고 70퍼센트 이상의 수행도를 보이면 1달러를 더 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지향형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으로 5달러가 지급될 것이고 70% 이하의 수행도를 보이면 1달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그룹의 수행 목표는 똑같이 70퍼센트다. 그리고 실제 수행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무작위로 좋은 소식 또는 나쁜 소식을 알렸다. 실험자는 각기 다른 소식을 들을 때의 성공 기대치와 동기 수준을 측정했다.”(p.45~46)


두 학자는 실험의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성취지향 그룹의 사람들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들은 후 성공에 대한 기대치와 동기 수준이 높아졌지만 안정지향 그룹의 사람들은 좋은 소식을 듣고도 성공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지지 않았다. 동기 수준은 오히려 감소했다. ‘내가 잘하고 있나 보군, 걱정할 건 없겠어. 조금 긴장을 풀어도 되겠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좋은 소식을 듣지 못한 경우, 다시 말해 부정적인 피드백은 들은 성취지향 그룹의 사람들은 성공에 대한 기대와 동기 수준이 낮아졌다. ‘음... 실망스럽군. 어차피 4달러를 받게 될 텐데 힘들게 애쓸 필요가 있겠어?’ 하고 생각했다.


반면 안정지향 그룹은 자세를 가다듬었다. 이들의 기대치는 급격히 떨어졌다. 지금 더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실패하리라는 걸 확신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기대치가 떨어졌기 때문에 동기 수준은 급격히 상승했다! ‘안 돼! 이러다가 1달러를 잃겠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해야 해!’ 이것이 안정지향 형의 생각이었다.”(p.46~47)


연구결과를 정리하자면, “성취지향형의 사람들은 자신이 잘하고 있다고 느낄 때 더욱 탄력을 받는다. 낙관론과 자신감이 열정을 높이고 동기와 수행 수준을 치솟게 한다. 안정지향형의 사람들은 상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정신을 바짝 차리고 방어 태세를 갖춘다.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동기와 수행 수준을 높여준다.”(p.47) 이 주장에 적극 동의하거나 또는 이해되지 않거나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면, 당신에게 이 책은 무척 유용할 것이다.


우리의 모든 인간관계와 대화의 질은 상대방의 동기부여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달렸다. 부모는 자식의 공부 의욕이 더 높아지길 바라고, 사장은 직원의 성과달성 의욕이 더욱 강해지길 바란다. 연인은 서로에게 건강한 자극을 선사하고 긍정적인 변화의 동력을 전하기를 원한다. 교육자는 보다 높은 의식으로의 동기부여가들이고, 리더는 공유비전으로 매혹하는 동기부여가다. 삶의 어디에서나 동기부여가 필요하고, 모든 일은 의욕을 요구한다.  


책의 핵심메시지는 명료하다. “최선을 다하라는 말은 아무런 동기나 열정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더 많은 열정과 에너지를 끌어내려면 변화를 위한 자극과 적절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저자들은 안정지향형을 대할 때에는 다음의 명제를 기억하라고 권한다. “그들의 비관론을 인정해 주고, 격려의 말을 최소한으로 아껴두라.”


그리고 덧붙인다. “격려의 말을 건네고 싶더라도 다시 한 번 생각하기 바란다. 그런 행동이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그들에게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안정지향형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당신이 안정지향형이라면 이다음에 누군가가 ‘기운 내’라든가 ‘너는 분명히 잘할거야’라고 말하더라도 선한 의도만 가볍게 받아들여라. 당신은 스스로 뭘해야 하는지 알고 있지 않은가.”(p.54)


책은 성취지향과 안정지향의 구분에만 머물지 않는다. 훨씬 더 나아간다. 양육법, 사랑의 기술, 결정의 지혜, 정치적 견해 등 삶의 여러 영역에서 두 성향이 어떻게 다른지 고찰한 후 두 성향 모두에게 실용적인 조언도 건넨다. 역할모델을 소개할 때에도 두 성향을 구분하여 다음과 같이 제안하는 식이다. “성취지향적 성향을 높이고 싶다면 무하마드 알리를, 안정지향적 성향을 높이고 싶다면 마가렛 대처가 적절할 것이다.”(p.182)


책은 크게 두 챕터로 나뉜다. 1부는 두 성향의 구분에 초점을 맞췄다. 1부에서는 자기가 어떤 성향인지 파악하고, 삶의 여러 영역에서 자신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2부는 다른 사람들의 의욕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지를 다뤘다. 1부가 심리학이라면, 2부는 심리학을 활용한 리더십의 기술이다. 책의 구성을 달리 표현하자면, 1부는 ‘너 자신을 알라’가 되겠다. 2부는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대하라’의 실제적인 교훈들이다. 자기이해가 지혜의 시작이고, 공헌이야말로 배움의 완성임을 감안하면, 참으로 아름답고 지혜로운 구성이다.


인간의 성향 연구는 20세기 학문들의 주요한 관심사였다. 심리학뿐만 아니라, 철학도 인간이 서로 얼마나 다른 존재인지를 탐구했다. 보편성과 전체성은 20세기의 추구가 아니었다. 20세기의 대표 철학자인 푸코는 평생 보편적, 일반적이라는 말조차 지양했다. 20세기엔 특수성과 개별성이 중요했다. 아도르노는 벤야민 전집을 간행하고서 자신의 동료를 이렇게 평가했다.


“벤야민은 특별한 것을 일반적인 것에 종속시키지 않고, 특별한 것으로부터 일반적인 것을 끄집어내서 추상화시키지 않으려 했다. 이것이 벤야민 사유의 관건이었다.” 사람을 사유 대상으로 삼으면, 이렇게 말할 수 있으리라. 사람들을 전체가 아닌 개인으로 대하라! 이것이 20세기의 시대정신이다. 조금 거창하게 말하면,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심리학과 리더십뿐만 아니라 20세기의 지적 유산에 접속하려는 노력이다.(연지원)


Posted by 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