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산을 오르는 중이다. 성장이라는 산을! 이번 산의 이름은 ‘자제력’이다. ‘변증법적 열망’이라는 산맥의 한 봉우리다. 히말라야 산맥의 K2 봉 정도가 되겠다.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아주 험준하다. 진보는 더디지만, 결국에는 조금씩 나아갔다. 가끔씩 미끄러져 퇴보도 했지만, 포기는 없었다.


지난달에는 한 100m 즈음 올랐다. 수개월째 올라 대지가 보이지 않을 지점에 이르렀다. 어제는 대지의 사람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번 산행의 목적은 뭐야, 라고 물어보는 이들은 극소수였다. 그들은 성장의 가치보다는 성장에 따르는 불편함과 고통에 안쓰러워한다. “뭘 그리 힘들게 살아?”


그들은 모르는 걸까? 삶을 농밀하게 사는 영혼은 성장하지 않으면 더 고통스럽게 산다는 것을. 나는 지금 조금이라도 덜 고통스럽게 살려고 노력하는 중임을. 나 또한 지독히도 고통을 피하려는 낭만주의적 영혼임을. 다만 꿈이 원대하여 ‘지금의 나’에 안주하고 싶지 않을 뿐임을. 때로는 적극적 소통이, 때로는 묵직한 삶이 오해를 풀리라. 지금은 산행에 매진한다.


산행의 목표는 정상이 아니다. 대지가 목적지다. 새로운 대지도 아니다. 원래의 대지다. 바라는 것은 ‘더 건강해진 나’다. 인생이라는 여정을 나의 척추와 두발로 걷고 싶다. 나의 길을 멋지게 걷기 위해 지금은 산행 훈련을 하는 중이다. 기실 얼른 대지로 내려가고 싶다. 숨이 가쁘고 힘들고 때로는 춥기도 하니까. 나는 산행보다 도보가 좋다.

나의 꿈은 산악인이 아니라, 건강한 보행자다. 좀 더 강한 심장과 튼튼한 다리를 갖는 것! 가끔씩 산행을 결행하는 이유다. 나는 고행을 쌓는 사람이 아니다. 길을 걷다가 만나는 웅덩이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만큼만 성장하고 싶을 뿐이다. 정말이지 물처럼 살고 싶다. 만나는 웅덩이마다 채우고 다시 흐르는 시내처럼, 끊임없이 더 큰 바다로 흐르는 강물처럼.

졸졸졸, 경쾌한 시냇물 소리. 내 삶에서 소리가 난다면 바로 이 시냇물 소리이고 싶다. 어제 갔던 카페 주인은 개를 키웠다. 손님들이 만지려고 했더니 자주 그르렁댔다. 물은 사나운 개처럼 그르렁대지 않는다. 계곡을 흐르는 물들의 합창을 상상해 보라! 계곡을 춤을 추며 흐른다.

산행을 마치고 다시 대지에 서면, 비장함을 벗어야지, 그르렁대지도 말아야지. 시냇물처럼 경쾌하게 흘러야지, 강물처럼 유유히 살아야지. 나만의 방향으로 나만의 속도대로! 저 넓은 한강을 보라. 폭우가 쏟아져 범람해도 일시적이다. 사나흘이면 자신의 수량을 되찾으니까.

대극의 가치를 충돌시켜 가장 좋은 것만을 벼리어 내는 이상적인 노력이 ‘변증법적 열망’이다. 깊은 물은 유유해지고, 얕은 물은 경쾌해진다. 두 가지 모두 물이다. 나도 ‘깊은 명랑’을 꿈꾼다. 비장함에서 빚어낸 깊이, 경쾌함에서 퍼 올린 명랑! 이 둘의 합작품, 깊은 명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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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