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월 25일(토) 자정은 11기 지원자들의 마지막 과제 데드라인이었다. 토요일 밤, 재즈를 들으며 일찌감치 제출한 지원자들의 과제부터 읽기 시작했다. 자정이 가까워지면서는 속속 도착하는 메일을 반갑게 맞았다. 의아한 일도 있었다. 늘 서둘러 제출했던 한 지원자가 과제를 제출하지 않은 게다. 매주 한 두 사람 정도는 과제를 제출하지 못한다. 11기의 경우, 미제출자는 매주 뜻밖의 인물이었다.

 

이튿날까지도 은근히 메일을 기다렸다. 합류 여부와 무관하게 어찌된 사정인지 궁금했지만, 먼저 물어보는 일도 저어되었다. 새로운 와우를 맞아들이는 과정은 한 사람의 열정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과정이다. 과제가 훌륭하든 무성의하든, 칭찬 없이 질책 없이 무심하게 바라보기! 이것이 이즈음의 내 역할이다.

 

2.

11기 발표일은 어제(28일) 정오였다. 그 시각에 나는 침대에서 잠에 취해 있었다. 전날 밤부터 시작된 숙취는 늦은 오후에야 나를 놓아 주었다. 침대에서 일어난 시각이 오후 6시였다. ‘아! 다들 기다리실 텐데….’ 저녁 수업을 나가기 전에 다급하게 합류가 결정된 분들에게 간단한 메시지를 보냈다. 이렇게 중차대한 일을 앞두고 술을 먹고 뻗어 버리다니! 막걸리 한 병 남짓에 이리 될 줄 몰랐다. 어쨌든 참사였다. 11기와의 온라인 첫 대면은 이렇게 술김에 시작되었다.

 

최종 합류 명단을 술김에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밝혀두긴 해야겠다. 와우 11기에는 16명이 지원했고, 10명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그들은 11기 와우들이 되었다. ‘합격’이나 ‘선발’은 내겐 버겁고 과분한 단어다. 나는 와우 지원의 기회를 드리고, 선택은 본인들의 몫으로 넘기기 위해 애쓴다. 과제를 제출한 이들은 모두 와우에 ‘합류’했다.

 

3.

최종 합류한 11기들에게 정식 메일을 보내기 전에는 지원을 포기한 분들에게 인사 메일을 보냈다. 조금씩 11기 와우들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환영 인사를 하고, 그들을 이해할 마음의 공간을 만들고, 선배 와우들의 도움을 얻으며 첫 수업을 준비하는 일 등 설레는 일들이 남긴 했지만 모두 기분 좋은 일들이다.

 

가장 중요한 준비는 마음의 공간을 넉넉히 마련하는 일이다. 나눔은 내 것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행위다. 내가 갖지 않은 것을 주려는 행위는 아슬아슬하고 위험하다. 선의로 시작한 행위라도 서로에게 좋지 못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파머는 이리 말했다.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주는 행위는 사랑처럼 보이지만 사랑이 담기지 않은 선물을 주는 것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요구를 돌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을 내세우려는 필요에서 나온 것이다.”


리더로서 나는 진정한 배려와 인정 받으려는 욕구를 구분하려 애써왔다.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내 안에서 흘러넘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 와우 리더로 산다는 것은 나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재고조사를 한다는 의미다. 내가 풍성히 가진 것들만이 와우들에게 진정한 선물이 될 테니까. 나의 인생경영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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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