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 기운을 떨쳐내기 위해 벌꿀 두 스푼을 듬뿍 떠서 입에 넣었다. 500ml 생수도 삼분지 이를 마셨다. 짧은 후회가 스쳐갔다. '어제 많이 마셨어.'


오전 10시 3분 전. <경의선 책거리 북도슨트> 교육장에 앉았다. 독서문화에 대한 '관심'에 얼마간의 '지식'과 '활동'을 부어주고 싶어 신청한 교육이다. '북도슨트 연지원'이라고 쓰인 명패를 보며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북도슨트 교육생 연지원이라고 써야 정확한 내 신분(?)인데...' 제작 측 입장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오후 1시 3분 전. 샌드위치를 해치웠다. 정말이지 이건 내 식사 스타일이 아니지만 시간을 벌어야 했다. 가방에 『인간성 수업』이 있었으니까! 책을 꺼내려던 찰나 그녀가 도착했다. 33분이나 일찍 도착한 게다. 혼자만의 시간이 줄어든 아쉬움은 반가운 이를 만난 기쁨으로 상쇄됐다. 지적인 대화 그리고 감동적인 교감!


저녁 7시 정각. 경향신문사에 도착했다. 그리스 문명 수업을 청강했다. (20분의 휴식이 없었더라면 피곤해서 수업을 듣지 못했을 것이다. 다행히 그 정도의 여유는 주어졌고 독서는 또 미뤄졌다.) 혹시 늦을까 걸음 총총, 행여 놓칠까 주의 집중! 강연 주제가 나의 제일 관심사인 데다 연사는 초특급이니 만족과 기쁨이 클 수밖에.


‘밤 수업이 끝나야 저녁을 먹겠구나.’ 예상한 대로였다. 수업 후에야 늦은 식사를 했다. 혼자 들어서기에 그나마 덜 머쓱한 식당에서 밥을 먹고 카페로 이동했다. 커피 한 잔을 시켰다. 하루를 돌아보면서 마음을 가다듬었다. 가방에서『인간성 수업』을 꺼내 책을 감싸고 있던 비닐을 벗겼다. 서문을 읽었다. 그윽한 기쁨, 감탄 그리고 평온한 성취감.


‘책을 읽으니 이제야 하루가 완성되는 느낌이네.'


Posted by 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