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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4.02 2018년 3월 성찰일지


2018년 3월이 지나갔습니다. 꽤나 바빴 조금은 고단했던 한 달이었습니다. 3월을 돌아보는 첫 마디가 '수고했다'라는 혼잣말이었네요. 자위를 건넨 이유는 간단합니다. 열심히 살았거든요. (열심이라니! 스스로를 늘 못마땅해 하는 내가 열.심.히. 살았다고 말하다니! 참 낯설고만.) 한 달 남짓 동안 3kg이 빠졌고, 자주 피곤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지런히 공부했습니다. 정성을 다하여 수업을 진행했고요. 한 달을 수놓았던 단어들을 나열해 봅니다.


인문정신 수업(달빛강남), 다섯 개의 수업 청강, 새로운 공부 인연들, 『인간성 수업』, 와우수업 종강, 북도슨트 자원봉사, 미세먼지, 플로라이팅 수업 종강, 카프카 커넥션 등등. 


1.

달빛 강남학파! 결국엔 이 분들과도 수업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결국'이라고 표현한 것은 개인적인 갈등이 있었기 때문이죠. 한 달만 수업하자 VS 함께 공부를 이어가자, 이 사이에서 고민했던 겁니다. 수업을 운영하는 데에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는 제가 수업만 진행하는 게 아니라 커뮤니티처럼 운영하기 때문입니다. (와우리더의 성향이 조금 묻어나는 거죠.) 수업료를 올릴까, 4월에는 수업을 하지 말까, 이런 고민들을 하다가 결국엔 지금까지 진행해 온 모습 그대로 함께 공부를 이어가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만큼 저도 즐거웠습니다. 유쾌한 분들, 공부하는 분들, 경청하는 분들이 섞여서 제게 보람과 힘을 안겨 주었네요. 저의 책임감 또는 사명의식(거창한 단어를 쓰고 싶진 않지만 제 마음과 가장 가까운 표현이긴 하네요)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인문학을 공부하시겠다는데 내가 읽고 배우고 익혀서 할 수 있는 데까지는 가 보자' 하고 생각한 거죠.  개인적 소감을 덧붙이자면 총 4회 수업 중 한 번은 수업을 마치고서 괴로웠고 한 번은 수업 이튿날까지 만족스러웠습니다. 과도하게 청중을 지향했더니 괴로웠고 나다운 스타일로 진행했더니 행복했다는 느낌입니다. 


2.
많은 수업을 청강했던 3월입니다. 매주 네 다섯 개의 수업에 참석했지요. 셋째 주부터는 북도슨트 자원봉사 교육(주 2회)마저 더해져 연일 피로감을 달고 살았습니다. 주 7회 수업은 정말이지 무리였다고 생각합니다. (4~5개의 수업을 들었던 경험이 있긴 합니다. 3년전 라틴어를 배우고 아도르노 강좌를 듣던 때에도 문학 수업 등 여러 개의 수업을 들었죠. 돌이켜보니, 삶이 힘겨울 때마다 저는 독서와 공부에 집중하면서 세월은 기다렸네요.) 몹시 고단했던 날도 있었지만 결석은 하지 않았습니다. 수업이 시시해서 수강료를 날린 셈이라 여겼던 강좌 하나를 제외하면(이 수업은 전체 6주 중에서 한 번만 참석했네요) 모든 수업에 출석했고요. 가장 유익했던 수업은 '카프카 커넥션'입니다. 카프카와 지적 영향을 주고받은 거장들을 살폈는데(도스토예프스키, 발저, 카뮈, 데리다) 카프카로 가는 길을 다양하게 알게 된 느낌이네요. '그리스 문명' 수업을 오가는 길에서는 지적 희열이 피곤함을 무찌르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수업을 들으며 가는 발걸음이 무거운데도 마음이 설레는 제 자신을 보면서 저의 '인문정신' 수업을 들으러 오는 분들도 '이리 설레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했네요.


3. 

마사 누스바움의 『인간성 수업』이 번역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던 날이 생생히 기억납니다(한 달이 더 지나면 희미해질 테죠). 조르바 원고를 탈고하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로 이 책이 반가웠죠. 실은 많이 흥분했습니다. 집필하던 원고를 얼른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리버럴 아츠 집필에 뛰어들고 싶었거든요. 리버럴 아츠 원고는 초고를 마무리했고 퇴고만 하면 되는데 그러기 전에 몇 권의 리버럴 아츠 영어 원서를 읽을 계획이었습니다. 그 계획에 있던 책 중의 한 권이 『인간성 수업』이었으니 반가울 수밖에요! 나는 유혹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조르바 원고를 뒷전으로 하고서 틈틈히 『인간성 수업』을 읽은 겁니다. 제게 많은 위로를 안겨 준 책입니다. 통찰과 인식을 얻을 거라 생각했는데 위로라니요! 이는 완전히 예상 외의 결실입니다. 새로운 인식을 배웠다기보다는 지금까지의 공부를 정리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믿음직한 선생으로부터 '앞으로도 그리 공부하고 살아온 대로 살아가세요'라는 격려를 받은 기분이었죠. 특히 와우 수업을 진행한 방식이나 공부 목표가 저자의 철학과 맞닿아 있었습니다(수준 차이가 엄청 났을 뿐). 마사 누스바움이 『시적 정의』에서 했던 다음의 말을 보면 와우들도 동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의 중심 주제는 타인의 삶을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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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