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에 해당되는 글 546건

  1. 2017.03.13 2017년 10주차 강연일지
  2. 2017.03.01 여덟 권이라는 놀이터 (2)
  3. 2017.02.27 시작할 수 있으니 괜찮아 (4)
  4. 2017.02.24 새벽에 잠 깨어
  5. 2017.02.22 [강좌] 서양 문학의 흐름 (3)
  6. 2017.02.15 정말 바꾸고 싶은 모습들 (2)
  7. 2017.01.17 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8. 2017.01.16 인생을 살뜰히 살아 보자 (4)
  9. 2017.01.10 스스로를 기쁘게 하렴
  10. 2017.01.06 어른이 되어야 할 때


1. 창원 독서력 수업(1회차, 5시간, 『쇼펜하우어의 행복론』). 작년에 10회 동안 글쓰기 수업을 진행했던 분들과 올해도 수업을 하게 됐다. 반가운 얼굴들, 기대되는 시간! 오가는 길은 조금 고단하지만, 함께 있는 시간은 행복했다. 서로를 향한 애정이 큰 관계라 편안했고 깊은 배움이 오고가서 즐거웠다. 선생으로서 유익한 시간을 선사하고픈 바람도 강했다. 바람이 늘 이뤄지면 얼마나 좋을까.


두어 분이 아주 재밌어하셨지만, 나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수업이었다. 작년 수업이 대부분 5점 만점에 4.5점 내외였는데, 오늘은 2~3점을 주고 싶을 정도다. 내가 원인이었다. 오전 시간은 좋았다. 우리가 얼마나 텍스트를 파편적으로만 이해하는지, 그러면서도 책을 잘 이해했다고 착각하는지를 깨우치는데 성공했다. 오후가 문제였다. 어려운 텍스트에 맞춤한 교수법 준비가 미흡했다. 나의 텍스트 강독이 시시했던 것.


2회차 수업에서 만회하는 수밖에! (신형철 vs 이현우의 글을 비교하며 타자화와 자기화의 전형을 보일 것. 그리고 『인생의 발견』으로 핵심메시지 파악 연습하기.)


2. 학습조직 스터디(1주차, 2시간 30분). 반가운 분들이 많았다. 지인이어서가 아니라 학습 열정이 강한 분들이 많아 친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참가자 분들끼리의 대화와 관계 형성은 만족스럽지만, 나의 메시지 전달력이 아쉬웠다. 체계적이지 못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목소리마저 작아졌는데, 스터디 전 두 개의 미팅과 회의에 참석했기에 체력이 달렸다. 강남 오는 김에 하루에 일정을 몰아넣은 것이다. 이를 예상했으면서도 효율성을 감안한 결정인데, 효과성이 효율성보다 앞서야 함을 명심해야겠다. 가용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학습량을 적정하게 조율하고, 매주 집중해야 할 키워드에 집중하자.


3. 서양문학사 수업(1주차, 2시간). 가장 흡족한 시간이었다. 대부분의 강연에 불만족스러워하는 내 성격을 생각하면, 행복한 날이었다. 인문학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에 성공하고 문예사조의 쓸모를 제대로 전달했다는 느낌이다. 1주차 주제는 고대 그리스 문학이었다. 문학은 역사적 맥락에서 읽을 때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기에, 그리스 고전 문학을 읽기 위한 ‘5가지의 역사적 장면’ 소개도 유익했다고 자평한다. 문예사조, 역사적 시대 구분, 그리스 역사 등을 스케치했으니, 2주차에는 그리스 문학의 저력에 대해 일별하고 르네상스로 넘어가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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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페이스북 지인들의 독서 행진을 보고 받은 자극 때문일까. 아닐 것이다. 실현보다는 상상에 치우친 타고난 내 성정 탓이리라. 3월의 거창한 독서 계획을 말함이다. 도저히 한 달에 못다 읽을 계획을 세우고야 말았다. 무려 8권이다. 무지막지한 분량의 책도 3~4권이다. 게다가 나의 독서 속도는 얼마나 느리던가(이걸 다른 분들이 알 리가 없지)!

 

다른 영역의 목표는 이 지경까진 아닌데, 독서 계획은 늘 비현실적으로 세우고 만다. 나에게 독서란 목표가 아니라 일종의 가치인 셈이다. 가치는 달성하기 어렵다. 사랑, 용기, 정의를 누가 온전히 손에 넣는단 말인가! 반면 목표의 맛은 달성이다. 추구하는 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 목표물을 포획하지 못한 채로 계속 추구만 하는 사냥꾼을 상상해 보라. 딱한 일이다.

 

8권을 못 다 읽어도 자책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가치였으니까. (사랑을 온전히 실현하지 못했다고 자책한다면, 1년 365일 스스로를 볶아대야 할 것이다.) 월별 독서 목표는 일종의 놀이터다. 8권의 테두리 안에서 나는 여유롭고 치열하게 독서의 희열을 만끽할 것이다. 계획에 얽매이긴 싫어서 8권으로 늘렸고, 너무 잡다하게 읽을까 8권으로 좁혔다.

 

다시 헤세의 말을 음미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많이 읽고 많이 아는 게 아니라, 명작들을 자유롭게 선정하여 일과 후 그것에 몰입함으로써 인간이 생각하고 추구한 것들의 너비와 깊이를 깨닫고 인류의 삶과 심장의 소리에까지 이르는 것”이다. 살며 사랑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배움은 그 후의 일이다. 생존과 번영, 사랑과 우정 그리고 배움과 실천의 선순환!

 

설사 다른 책의 유혹에 빠져 8권 너머의 책들을 기웃거릴지라도 우선순위는 놓치지 않으리라. 작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다짐한다. 학습하는 조직, 일리아스, 그리스인 조르바는 3월 지적 활동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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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아직 27일인데, 내일 모레면 3월이다. 29일, 30일, 31일은 어디로 갔대? 마음이 바빠진다. 못다 이룬 2월의 계획들이 눈에 들어온 것! 방금 책에서 읽은 구절이 떠오른다. 뒤적여보니 이렇다. “작가에게 가장 어려운 점은 살아남아 자신의 일을 끝내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 헤밍웨이가 작가 후배에게 건넨 말인데, 우리 범인들의 말로 바꿔볼 수도 있으리라. “소원과 의무를 완수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어렵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주어진 시간은 짧다.”

 

헤밍웨이는 글이 안 써질 때엔 스스로를 다독일 줄 알았다. ‘걱정하지 마. 항상 글을 써 왔으니 지금도 쓰게 될 거야. 그냥 진실한 문장 하나를 써내려가기만 하면 돼.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진실한 문장이면 돼.’ 이 역시 누구나 유용하게 따를 만한 금언이 된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초조하더라도 걱정하지 마. 항상 살아왔고, 때때로는 흡족하게 살았잖아. 그냥 작은 목표 하나만 세우면 돼. 오늘의 중요한 일이나 긴급한 일 또는 에너지를 주는 일 중 가장 작은 목표 하나.”

 

이를 테면 모든 것 내려놓고 30분 동안 책 읽기, 메일 회신하기, 책상 정리하기, 노트북과 핸드폰의 먼지 닦기 등등. 하루 계획 세우기도 작은 목표가 될 수 있다. 사실 이 다섯 가지 ‘작은 목표’는 오늘 아침의 나를 구원한 ‘의미심장한 목표’들이다. 짧은 2월을 돌아보니 흡족하지 않아 아쉬웠는데, 작은 목표들의 실천으로 일주일짜리 비전과 하루치의 에너지를 얻었다. 오늘을 살아야지!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걱정은 현재를 앗아가는 2인조 강조다.

 

월요일이다. 헤밍웨이의 말로 한 주를 시작한다. “시작만 할 수 있으면 괜찮아요.” (이미지 출처 :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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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잠 깨어


잘 사니? 요즘은 어때?
불현듯한 자문에
침묵만이 방을 채운다.


올해 목표라고 내세운
포부와 계획은

진심인지 전시품인지….


인터넷 기사는 공허했고
책으로도 헛헛한 마음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음악
그리고 새 날의 태양!


시를 읽었고
음악이 흐르지만
아직은 밤이 어둡다.



새벽에 깨어 쉬이 잠들지 못했다. 3시간 동안 글을 읽거나 음악을 들었다. 우연히 '한국강사신문'이라는 홈페이지에 들어갔고, 아무개 씨의 글을 읽었다. 진부한 내용을 시시하게 표현한 글이라, 끝까지 읽은 시간이 아까웠다. 읽기의 희열을 맛보고 싶어서 신형철의 산문집을 펼쳤다. 두 편의 에세이로 소원을 달성했다. 한 편으로도 충분했지만, 맛난 초콜릿을 한 입으로 그치지 못하는 심정으로 한 편 더 음미한 것이다. 그는 틀림없다. 내용과 문장이 모두 아름답다. 읽을 때마다 헌신과 열정마저 깨우친다.


나의 글은 아무개 씨와 신형철 사이 어딘가에 존재할 터인데, 그 지점이 어디일까 궁금했다. 둘 사이의 스펙트럼을 절반으로 뚝 자른다면, 부디 신 씨의 세계(깊은 인식, 미적 아름다움, 헌신적인 열정)에 속하기를! 음악은 Paul Desmond의 'skylark'이다. 고요하고 평온하다. 그리고 부드럽다. 밤에 어울리는 곡이다. 동명의 앨범 전체가 풍기는 분위기도 비슷하다. 가끔식 밤에 데스먼드를 찾는 이유다. 자작시가 아픔을 어루만져서일까, 데스먼드가 평온함을 안겨서일까. 졸음이 속삭인다. 3시간 30분 만의 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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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쏙! 개념잡기 인문학 1탄>

서양 문학의 흐름

- 문예사조를 중심으로 -


서양 고전의 대다수는 문학 작품입니다. 일리아스, 오딧세이아, 그리스 비극, 셰익스피어, 몽테뉴 수상록, 괴테, 톨스토이 등의 작품이 모두 문학입니다. 인문 교양의 중심이 문학 고전인 셈입니다. 문학 고전을 문예사조라는 키워드로 꿰는 수업입니다. 문학과 예술의 사상적 흐름을 문예사조라 합니다. 문예사조는 예술에 깃든 ‘사상’이기에 철학이나 지성사의 흐름과 이어집니다. 낭만주의가 문학뿐만 아니라 철학, 음악, 미술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말이죠.


문예사조는 인문학이라는 지적 세계를 거니는 훌륭한 지도입니다. 4주 동안의 문예사조 공부는 인문학 공부의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겁니다. 깊이 있는 내용을 쉽게 (그리고 최대한 재미있게) 풀어 보겠습니다. 문예사조는 케케묵은 주제가 아니라 인문학과 인간 이해의 기본 지식입니다.


일정 : 3월 한달,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9시 30분

장소 : 홍대 토즈(홍대입구역 2번출구, 예정)

수업료 : 10만원 (4주)

신청: 입금(국민은행 031-21-0853-316 이호형) 후 댓글 신청 




이런 분이라면...
- 인문학 문외한이지만, 인문 소양을 쌓고 싶은 분들
- 낭만주의, 고전주의, 르네상스 등의 개념을 이해하고 싶은 분들
- 문학에 관심이 많고, 고전 문학을 좀 더 깊게 읽고 싶은 분들


참석하고 나면...
- 인문학의 핵심을 차지하는 문학 고전들의 면면을 알게된다.
- 지성사의 흐름을 이해하여 인문학 공부의 맥락을 이해하게 된다.
- 인문학, 특히 문학과 예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될 수 있다.
- 이러한 기대성과와 달리, 공부하는 기쁨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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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정말 바꾸고 싶은 것들>

- 미루기 : 긴급하고 소중한 일인데도 차일피일 미루는 습관

- 실행력 : 일정이 코 앞으로 다가와서야 강연을 공지하는 패턴

- 쾌락주의 : 중요한 일을 먼저 하기보다 흥미로운 일부터 손에 잡는 습관

- 끈기와 집념 :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하고 흐지부지하게 얼버무리는 모습

- 용기 :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못하는 용기 없음

- 자제력 : 억울함, 분노, 자격지심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기질적 약점

- 정리정돈 : 수많은 책들과 잡동사니들을 끌어안고 사는 모습


달라지면 달라질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 내 인생의 장애물들!


<올해의 버킷 리스트>

- 출간 : 자유롭게 하루 종일, 그리스인 조르바, 리버럴 아츠를 공부하라

- 여행 : 유럽, 가족여행, 제주, 할머니와 봄 나들이 

- 리더 : 와우 11기와의 학습, 낭만, 성장, 우정!

- 공부 : 손택 강독회, 문예사조 수업,

- 행동하는 인생 : 도전, 용기, 행동이 출몰한 '매월의 랜드마크'


사랑, 웃음, 공부, 나눔, 글쓰기 그 어느 것도 없으면 잃어버린 날로 치부하리라!


 <일상의 원칙들>

- 약속 시간과 데드라인을 철저히 지킬 것

- 날마다 쓸 것, 읽으면 쓸 것, 썼다면 공개할 것

- 기본 습관 형성에 힘쓸 것. (운동, 식사, 공부, 취침, 정리정돈)


당분간은 신뢰를 높이기 위해 애써야겠다. 나를 향한 엄격함을 많이 잃었다. 


<지키고 싶은 노력들>

- 회신에 신경 쓸 것 (메일, 문자 메시지, 전화, 카카오톡)

- 자주, 꾸준히, 독서할 것 (최소한 매월 양서 1권 완독)

-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 것. (즉각 행동할 것)


*

이러헌 결심이 깃든 삶을 상상해 본다. 그것은 내 모습이 아니다. '본래의 나'가 아니라 내가 '추구하는 나'다. 썼다고 안다고 말했다고 해서 앎이나 결심이 곧 나의 삶이 아님을 잊지 말자. 실천이 삶이다. 생각과 행동의 결합이 학습이다. 몰입과 성찰을 반복해야 자기를 알아간다. 수많은 결심과 계획 중에 가장 먼저 시작하는 일은 <15분 프로젝트>다. 모든 시간 약속에 늦지 말 것! 아예 15분 전에 도착할 것! 나를 변화시킬 이는 나 뿐이다. 삶의 변화 중 많은 영역들이 내 손에 달렸다는 사실, 이것이 존재의 희망이요, 장밋빛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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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내 모습이 보이는가 싶더니 먼지와 얼룩도 눈에 들어왔다. 신문을 뭉쳐 물을 적셨다. 현관의 붙박이 전신 거울을 닦았다. 더러웠던 거울이 깨끗해졌다. 내가 더욱 또렷하게 보인다. 지저분해진 거울 앞에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게 당연지사.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아도 내 모습이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는데, 거울을 닦고 나니 ‘내면의 거울이 깨끗하지 않았던 때구나’ 싶다. 누구나 긍정적 착각을 하거나 부정적 왜곡에 빠져 살아가니까. 심리학자들은 대다수 사람들이 네 가지 긍정적 착각을 하며 산다고 말한다.


1) 자신이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긍정적으로 표현한다. 
2) 미래를 비현실적으로 낙관한다. 좋은 일들이 더 많을 거라고.
3) 삶에 대한 자신의 통제력을 과장한다.
4) 실패를 노력 부족보다는 환경 탓으로 돌린다.


긍정적 착각에 빠져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부정적 인지 왜곡에 빠져 지내는 사람들도 많다. 데이비드 번즈 박사가 설명한 '10가지 인지 왜곡 리스트'는 자신과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유용한 도구다. 객관적 인식만으로도 부정적인 감정을 떨쳐낼 수 있다.




거울을 닦을 때마다 내면의 거울도 살펴야겠다. 장밋빛을 살짝 닦아내고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지우고 나면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거나 내가 좀 더 또렷이 보이겠지. 그나저나 신문과 물의 협업이 빚어낸 결실이 놀랍다. 참 깨끗해졌다. (세상에 자기다움과 시너지가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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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지난 해, 6월 30일에 지갑을 잃어버렸다. 지갑 안에 든 현금도 아깝지만, 소품 하나도 대충 사는 편이 아니라 지갑 자체도 아쉬웠다. 절판된 제품이라 아쉬움이 더했다. 몇 달에 걸쳐 생각날 때마다 검색해도 다시 판매되지는 않았다. 결국 같은 디자인의 다른 색상을 구입했다. 나쁘지 않았지만 마음에 쏙 들진 않았다. 그렇다보니 조금 함부로 다루게 되었다. 부드러운 가죽 지갑이라 어느 새 생활 흠집이 많이 생겼다.


최근, 두 사람이 내 지갑을 보고 색상과 디자인을 칭찬했다. 믿어지지 않아 정말이냐고 되물었다. 거듭 그렇다는 반응을 접하고 나니 지갑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가방에 아무렇게나 던져 넣고 다녔는데, 가방 속 포켓에 지갑만 따로 넣었다. 지갑 표면의 흠집을 엄지로 문질러보기도 했다. 점점 이 지갑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자기기만이라 해도 의미 있는 착각이다. 대니얼 길버트와 같은 심리학자들은 긍정적 착각이 행복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착각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내 지갑이 어떠냐고 사람들에게 널리 물어보지 못했다. 잃어버린 지갑에 대한 아쉬움이 지금의 지갑을 마주한 내 인상에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실제 가치와는 무관하게 지갑을 향한 나의 선호도와 생각이 오락가락한 셈이다. 인간은 걸핏하면 착각하는 존재다. 자신이 더 잘 생겼다고 생각하고, 인생에 대한 통제력을 과대평가한다. 내 판단보다 괜찮은 지갑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K가 떠올랐다.


K는 자기 인생을 싫어한다. 스펙, 대인관계, 부모님 어느 하나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그의 말의 떠오른다. “마음에 드는 게 없다 보니 대충 살아가게 돼요.” 지금 노트북 옆에는 지갑이 놓여 있다. K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생겼다. “종종 우리의 판단이 틀릴지도 모르니 사람들에게 물어 봐야 해. 나의 인생이 어떠한지 그리고 삶이든 젊음이든 그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말야. 이런 질문을 하면,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라는 핀잔을 들을지도 모르지. 그러면 내 말이라도 곱씹어 생각해 줘.”


잠시 깊은 심호흡을 했다. 근사한 말이 세상을 떠돌아다녀서, K에게 건넬 말을 빨아들이기라도 하듯이 아주 깊은 호흡이었다. 그는 나보다 젊다. 나도 젊지만, 그와 나는 열두 살 차이다. 나는 그의 나이가 부럽지만, 나이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못함을 인식하면서, 조심스레 이렇게 덧붙이고 싶다.


“괜찮아! 정말 괜찮아. 네 젊음은 여전히 귀하고 멋져. 세상에 젊음보다 아름다운 게 또 있을까. 나는 젊음이야말로 아름답게 느껴지지만, 혹시 믿어지지 않는다면 영화 <인 타임>을 보거나 밥 딜런의 노래 <Like a Rolling Stone>를 들으면서 젊음과 시간의 소중함을 생각해 봐도 좋을 것 같네. 누군가와 생각을 교류한다면 인식의 지평을 넓히기에 더욱 좋을 테지. 심호흡을 한 번 해 보자. 그리고 하늘을 바라보거나 내일 아침에 뜨는 태양을 만나 보자. 누구라도 심신이 허해지면 건강한 기운을 받아야 하니까. 생각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우리의 인생을 살뜰히 살아 보자. 살아있다면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뜻이 아니겠어? 그러니 노력하고 도전해 보자. 언젠가 오늘의 무관심, 나태, 실수를 후회하지 않도록 말야.”



Posted by 보보

영화 <라라랜드>의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골든글로브 74년 역사상 최연소로 감독상을 받았다. 신예 감독은 “나를 믿어주고 지지해준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가족의 존재가 그의 기쁨을 더했으리라. 손흥민은 ‘토트넘 입단 500일’이 된 날(1월 9일), 시즌 8호 골로 스스로를 축하했다. 영국 BBC는 손흥민을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나에게도 두 가지 기쁨이 필요하다. 더불어 살아가면서 친밀함을 나누는 기쁨 그리고 (외부의 인정이나 수상과는 무관하게) 오직 나의 삶으로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기쁨! 최고의 경지에 오르지 못해도 누구나 어제보다 좀 더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가만히 속삭인다. 간절한 주문을 외듯.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이 이어질 때면
너의 삶으로 스스로를 기쁘게 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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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위해 구글링을 하다가 우연히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큼직한 글씨의 헤드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Biden to Trump : "Grow Up"> 한 단어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홀린 듯이 “Grow up”이라는 말에 이끌려 기사를 읽었다. ‘성장하다’라는 뜻이지만, 남에게 말할 때에는 어리석은 짓을 그만 두라는 뉘앙스의 어휘다.

 

“철 좀 드세요, 트럼프. 어른이 될 때가 되었습니다. 당신은 대통령입니다.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당신이 가진 것을 보여주세요. Grow up, Donald. Grow up. Time to be an adult. You’re president. You got to do something. Show us what you have.”

 

성장이든 철이 드는 문제든 나이는 중요치 않다. 바이든 부통령이 네 살 연상이긴 해도, 도널드 트럼프는 1946년 생의 고령이다. 박근혜 대통령(1952)도 꽤나 어른의 나이다. 성장도 세월처럼 정직하게 쌓여 가면 얼마나 좋을까. 아쉽게도 나이와 성장은 비례하지 않는다. 심지어 반비례하는 경우도 있는가 보다.

 

심리학 박사 데이비드 리초의 『어른이 된다는 것』에 나오는 ‘건강한 어른이 되기 위한 서약’ 첫머리는 “내 삶의 모습에 완전한 책임을 진다”는 내용이다. 국정 농단에 대한 세 번의 대통령 담화와 신년 기자회견은 책임감과는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많은 이들은 대통령의 인식 능력에도 의구심을 갖는다. 리더는 그 자리에 합당한 지적 능력도 요구되는 법이다. 곧 임기를 마치게 될 부통령이 트럼프를 비판한 것은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지식이 없다는 이유였다. (인터뷰하는 부통령의 어조가 차분하고 여유가 느껴져 상대적으로 어른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성장은 오랜 관심사였다. 내게는 행복만큼이나 성장이 중요하다. 둘 중 하나를 골라 보라고? 견디기 힘든 고통을 동반하는 게 아니라면 나는 ‘성장’을 택할 것이다. (즐거움보다는 의미론적 행복을 추구하는 셈이다.) 성장통이 있다지만, 미성숙으로 일어나는 고통도 많다. 성장을 향한 욕망이 꿈틀대는 날이다. 좀 더 성장한다면… 지금의 힘겨움도 조금은 가벼워지리라.

 

당분간 성장을 위한 공부와 실천에 힘써야겠다.

나야말로 어른이 되어야 할 때이니.

어쩌면 우리 모두 마찬가지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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