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달 가까이 블로그에 시간을 주지 못했네요. 장기 여행을 떠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몇 주 연속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지 못한 적이 없는데, 제 부재를 궁금해하신 분들이 계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당신께 깊은 감사함을 전합니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과 나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믿으니까요. 

 

오늘부로 2~3일에 한 번씩 블로그에 글을 올리려 합니다. 5월부터는 좀 더 자주 글을 쓸 것입니다. 휴지기를 통해 에너지를 얻었으니 여러분에게 전해질 기운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에너지가 떨어져 있었던 것도 아니고, 에너지를 얻으려고 휴식을 취한 것도 아니지만, 지금의 나는 생기가 넘치는군요. ^^

 

2.

그간 책을 한 권 썼습니다. '꿈꾸는 대로 살기 위한 5가지 자기철학'이라는 부제의 책입니다. 제목은 출간 직전에 정해질 테지만, 부제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겁니다. 책의 내용이니까요. 여름이면 출간되지 않을까 예상하지만, 또 모르지요. 극장의 영화만 예측을 불허하는 게 아니라 인생도, 사람 일도 마찬가지일테니.

 

젊음은 좋은 것이지만, 몰입은 더욱 좋은 것이더군요. 젊은 날의 몰입은 가장 좋은 것이겠지요. 그러니 나는 가장 좋은 한 달을 경험한 것입니다. 매일 글을 썼고, 날마다 쓴 글을 고쳤습니다. 지난한 과정이지만, 꿈으로 가는 여정이니 즐거웠습니다. 두어 달 후면 맺어질 결실을 기다리는 기쁨도 크네요.

 

3.

가장 좋을 것만 같은 '젊은 날의 몰입'에도 균형이 필요함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25일 동안 나의 일상은 단조로웠습니다. 일어나면 글쓰기, 밥 먹고 글쓰기, 오침 후에 글쓰기, 다시 글쓰기였으니까요. 움직임이 없으니 소화가 원활치 않았고, 이런 날이 반복되고 난 후에 얻은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탈고할 원고 하나 그리고 불룩해진 아랫배. 어느 날, 바지를 입었는데 뭔가 불편하더군요. 하루 종일 활동하고서, 집에 돌아와 바지를 벗으면서야 알았습니다. 바지가 지나치게 허리를 조이고 있었음을. 사실, 바지고리를 푸는 순간에 느낀 해방감에 깜짝 놀랐습니다. 불과 한 달 전에도 편하게 입었던 바지인데! 한 달 동안의 치우진 몰입이 빚어낸 비극입니다.

 

4.

책을 다 쓴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강릉으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오고, 예비 작가를 위한 글쓰기 간담회를 진행하느라 일주일을 바쁘게 보냈네요. 25일 동안 글만 쓰느라 미뤄왔던 일들이 몰려든 겁니다. 4월 말까지는 바쁘게 보낼 듯 합니다. 5월에는 다시 여유를 찾지 않을까, 하고 희망해 봅니다. 열흘을 열심히 보내고 싶은 까닭입니다.

 

일주일 동안 블로그에 글을 쓰지 못했던 결정적 이유는 이번 주까지 20편의 짧은 글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모회사의 사보에 기고할 칼럼이고, 나머지 19편은 아이폰 앱에 올려질 글입니다. 지인 두 분과 함께 '책을 이야기하는 남자'라는 애플리케이션을 5월 중 선보일 예정이거든요. 유료인지라, 다소 부담을 안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5.

욕심을 줄이기로 또 한 번 다짐했습니다. 욕심이 나의 일상에게서 여유를 앗아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많은 것을 성취하려는 욕심은 남겨 두되, 빨리 성취하려는 욕심을 줄여야겠습니다. 인생이 내게 많은 시간을 허락한다면, 꾸준하기만 한다면 무언가를 해내며 기뻐하겠지요. 하지만, 그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균형을 잃고 싶지는 않습니다.

 

운동을 하지 못할 만큼 하루의 일이 많아진다면 과감히 일을 쳐내야겠습니다. 소중한 사람과 시간을 보내지 못할 정도의 바쁜 일주일이라면 마다해야겠습니다. 일주일 중 하루는 관계에 시간을 주어야지요. 돈을 좀 더 벌어야 한다고, 집을 장만해야 한다고 내게 말하는 분들에게 정중하게 나의 생각과 가치관을 말씀드려야겠습니다. 나의 속도대로 살기 위하여.

 

- 꿈꾸는 대로 살고, 나만의 속도로 나아가고픈 리노 올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경영지식인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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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프란츠 카프카의 말.
"나는 오로지 콱 물거나 쿡쿡 찌르는 책만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읽는 책이 단 한주먹으로 정수리를 갈겨 우리를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하러 우리가 책을 읽겠는가?
한 권의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만 한다."

정말 그래야만 한다.
인생은 짧고 명저는 많으니까.
자신의 삶이 매혹적인 것들로 가득차기를 바란다면
카프카의 말에서 '책' 대신 다른 것들을 대입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책을 읽는다면, 그 책은 도끼여야 한다. 
만약 우리가 영화를 본다면, 그 영화 역시 도끼여야 한다. 
하지만 누구나 책을 읽어야 하고, 영화를 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인생 도처에는 멋진 일들이 널렸고,  사람은 저마다 제각각이니까.

2.
1957년, 단 한 표 차이로 알베르 카뮈에게 노벨문학상을 넘겨 준 니코스 카잔차키스.
2010년 어느 여름날 아침, 나는 그의 묘지 앞에서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었다.
그의 묘비에 쓰인 글은 자유를 숭상하는 이들에게는 비전이 될 만한 멋진 경구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그가 한 말 중에는 내가 묘비명 만큼이나 좋아하는 것도 있다.
"책으로 보낸 세월이 억울해서 나는 격분과 마음의 쓰라림을 견디지 못한다."

책을 경시하는 말이 아닐 것이다.
그랬다면 책으로 보낸 세월조차 없었을 테니까.
저 말은, 책만큼 멋진 것들이 세상에 널려 있음을 발견하고서
독서에 치우쳐 왔던 날들을 아쉬워하는 것이리라.

3.
『그리스인 조르바』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그는 남자나, 꽃이 핀 나무, 냉수 한 컵을 보고도 똑같이 놀라며 자신에게 묻는다.
조르바는 모든 사물을 매일 처음 보는 듯이 대하는 것이다.


아이 같은 호기심으로 모든 것에 감탄할 줄 아는 조르바.
감탄할 만한 것들은 책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에게, 꽃들에게, 길위에도 있었다.
조르바를 만난 소설 속의 주인공은 변해갔다. 이것이 영향력이다.

"나는 조르바의 말을 들으면서,
세상이 다시 태초의 신선한 활기를 되찾고 있는 기분을 느꼈다.
지겨운 일상사가 최초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었다."


4.
행복은 영적인 것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정신적인 가치만을 숭배하는 이들은
물질적인 가치만을 숭배하는 이들만큼이나 편협하다.

조르바는 말했다.
"백 살이 되어도 뒷주머니에는 거울을 넣고 다닐 것이고
암컷이란 것의 꽁무니를 쫓아다닐 겁니다."


강연장에 올라갈 때 거울을 보지 않다가 낭패를 당한 적이 있다.
대문 같은 내 앞니 사이에 고추가루를 끼워서 올라서기도 했고,
정체 모를 여인의 긴 머릿칼을 이마 옆짝에 붙여서 강연한 적도 있다.
웃긴 일이라 즐거웠다. 하지만 부끄럽기도 했다. 
외모를 가꾸는 데에서 오는 소소한 행복감을 잊고 지낸 것 같아서.

5.
아내가 있다면 암컷의 꽁무니를 쫓아다녀서는 안 될 것이다. 나이 든 아내는 무섭다.
욕망을 어리석은 쪽으로 분출해서도 안 될 일이다. (존 쿳시의 소설 
『추락』을 보라.)
하지만 세상에는 부정한 일들이 너무나도 많다. 단박에 추락하는 이들도 많다.
감각적인 것들을 즐길 줄 알면서 부정한 일들에 빠지지 않는 것! 멋진 일이다.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얻는 즐거움을 놓치기도 아깝다. 
많은 현자들이 그 즐거움을 맛보았기에 창조적이고 행복한 고독을 즐겼다.
월든에서 소로우가 그랬고, 강원도 오두막에서 법정 스님이 그랬다.

물질과 정신 모두에서, 독서와 삶 모두에서 즐거움을 만끽하는 일.
도끼 같은 책을 읽으며 인식의 세계를 확장하거나 낡은 인식을 깨뜨리고
의미나 배움이 없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 속에서도 진정으로 살아가는 일. 
깊어지면... 멀리 나아가면... 균형 위에 서게 되면... 가능해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경영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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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2일. 점심을 먹고 글을 하나 써서 포스팅했다. 정오 무렵부터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하더니 오후 2시가 가까워지면서 팔다리가 뻐근하고 묵직해졌다. 늘 마시던 와인이 바뀌어서 그런가, 하며 오침을 청했다. 자리에 누웠는데 몸이 으스스하다. 아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느 때 같으면 20분이면 일어나는 오침인데, 4시간 동안 잠을 잤다. 저녁 무렵 눈을 떴다. 이곳저곳 몸이 쑤셨다. 내일 8시간 동안 강연을 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에 걱정이 앞섰다.

『순자』의 한 구절이 절절히 다가온다. "화를 입지 않는 것보다 더 좋은 복은 없다."
아! 아프지 않고, 마감기한에 촉박하지 않고, 불안한 일이 없는 일상의 평온함이여!
아픔이 지나가고, 여유가 오고, 마음이 평온하면 그저 감사하고 행복함을 만끽해야지.

2.
13일 아침, 몸이 무거웠다. 아프지 않기를 바라며 9시간이나 잠을 잤지만 소용 없었다. 조금만 더, 를 반복하며 누워 있다가 겨우 몸을 일으켜 허겁지겁 강연 준비물을 챙겼다. 강연장은 불광동, 차를 몰아서 갔다. 두 가지에 의존해야 하는 날이었다. 나의 체력과 일을 할 때의 몰입감. 나의 체력은 8시간을 잘 버텨 주었고,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한 효과도 톡톡히 보았다. 몸은 아팠지만, 정신은 즐거웠다. 

어떤 경험이든, 우리에게 유익과 가르침을 줄 것이다. 나는 10대 때 신나게 운동했다. 그것이 내게 좋은 체력을 안겨다 주었다. 삶을 아무렇게나 살아도 좋다는 건 아니다. 보다 진한 유익을 주는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를 찾으려는 노력이 그렇다. 나는 직업적인 면에서 나를 찾았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사실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강연을 할 때에도 내게 힘을 준다. 열심히 경청해 준 한동 학생들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찾은 내 인생이 고마웠다.

3. 
이틀 연속 푸욱 잠을 잤더니 14일에는 몸이 많이 회복되었다. 신체적인 회복 탄력성이 높다는 사실이 내 나이에 대한 감사함을 상기시켰다. 열살 쯤 더 나이들면, 정신적인 성숙으로 인해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아진 컨디션으로 화성시에 소재한 청호인재개발원에 다녀왔다. 한국가스공사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 있었다. 나는 청호인재개발원 정문을 30m 앞에 두고서야 수년 전에 이곳을 다녀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집에 가면, 내가 언제, 무슨 강연으로 왔었는지 찾아보리라고 생각했다. 

최근 들어, 가장 만족스럽게 강연을 진행했다. 아주 기분이 좋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나는 언제 그 곳에 갔었는지 찾아보았다. 무슨 주제로, 어떤 회사를 대상으로 한 강연인지를 금방 알 수 있을 거란 기대감으로. 하지만, 포기해야 했다. 내가 정확히 일년 전에 모든 자료를 상실했음을, 순간적으로 잊었던 거다. 이것은 좋은 징조다. 순간적으로 잊다니, 앞으로는 점점 더 많이 잊게 되길 바란다. 세월은 강하다. 아주 큰 상실의 절망감보다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자기경영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컨설턴트 ceo@youni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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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엄띄엄 쓰는 나의 온라인 일기장의 7월 1일 날짜에는 두 줄의 글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다. 2011년 하반기의 첫 날을 아주 생산적으로 보냈기 때문이다." 무슨 좋은 일이 있었나 궁금하여 1일자 캘린더를 확인했는데, 그 날엔 아무런 약속도, 일정도 없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하루 종일 집에서 일을 했던 날인 것 같습니다.

홀로 집에 있을 때에도 나는 부지런한 편입니다. 열심히 업무를 하고, 집안 일도 합니다. 업무라 함은 와우카페 방문, 강연 준비, 메일 회신, 블로그 업데이트 등을 말합니다. 강연 준비를 제외하면 매일 해야 하는 나의 일상이요 업무입니다. 이런 업무를 하다가 잠시 쉴 때면 청소기를 돌리기나 정리 정돈을 합니다. 평범한 일상이야말로 행복입니다.

'행복'을 누리기 위해 특별한 일이 일어나야 하는 것은 아님을, 실패와 상실을 통해 깨달아 왔습니다. 어떤 일을 그르쳤을 때, 또는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마다 그토록 바라던 것이 7월 1일과 같은 평범한 일상이었으니까요. 편안한 일상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매우 감사한 것임을 깨달았으니, 상실 역시 인생 수업이었습니다.

(이건 딴 얘기인데, 실패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덜 중요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잘라내기도 합니다. 실패 이후에 더욱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과 자기 생각대로 살아갈 용기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실패와 실수를 수용할 수 있는 힘이 곧 인생의 지혜일 것입니다.)

다시 일상의 행복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우리는 종종 원하는 것을 취하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착각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행복은 오직 우리 마음 속에 있다는 것입니다. 행복은 매년 다사다난한 인생살이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불확실하고 때로는 위험하기도 한 인생을 유연하게 받아들여야지요.

오늘 아침, 한 청년으로부터 자신이 요즘 슬럼프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는 내용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그는 최근 핸드폰을 잃었고, 여유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 날들 때문에 속상해 하는 메일이었습니다. 자괴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나는 메일을 정독하고서 회신을 보냈습니다.

"슬럼프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누구나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갈아가며 인생길을 걷기 마련입니다. 어떤 날에는 거울 속 자신이 참 초라하게 보일 때도 있지요. 굴곡이 있는 인생 사이클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는 우리가 비상과 슬럼프를 반복하는 게 아니라, 인생은 때로는 신나게 때로는 차분하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하강 사이클을 맞습니다. 중요한 것은 빨리 자신의 기분을 전환시켜 하강 국면을 상승 국면으로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비극의 주인공으로 몰고 가는 것은 아닌지 점검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려는 노력도 해야 합니다. 행복은 스스로 창조해야 하고, 우울한 기분은 스스로 떨쳐내야 하니까요. 

자기 실현을 위해 힘차게 노력하다가도, 힘들면 힘든 대로 자신에게 휴식을 주는 아량을 베풀기도 하고, 실수나 실패를 하면 그런 자신을 너그럽게 용서도 하는 융통성이 필요합니다. 인생에는 그야말로 희노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까요. 인생의 다양한 국면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과거를 호연하게 흘려 보내고 자신의 현재를 긍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영원한 즐거움도 없고, 영원한 힘겨움도 없습니다. 힘겨움은 지나가기 마련이니 가장 힘든 그 때 자신을 다독이며 조금 더 견뎌야지요. 머지 않아 평범한 일상을 맞게 되면 반드시 그 평범함을 찬양하고 감사해 하겠다고 다짐하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그 날이 오면 춤이라도 한 번 추는 것은 어떠세요? 평범함을 예찬하는 춤이니 평범함 춤이라도 어울릴 거예요.

니체는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춤 한 번 추지 않은 날은 아예 잃어버린 날로 치자"고 썼습니다. 그는 강인하고 명랑한 정신을 사모했던 철학자입니다. 사실, 힘겨운 날에도 춤을 출 수 있습니다. 춤을 추고 싶은 기분이 아닌데 어떻게 춤을 추느냐고 말한다면 강인하지도 명랑하지도 않은 것입니다. 춤을 추면서 슬픔을 떨쳐 낼 수 있으니까요.


오늘 춤 한 번 추실래요?
나는 듀스의 '여름 안에서'를 들으며 추었습니다.
춤인지 체조인지 모를 춤이었지만,
내가 느낀 감정은 분명 기분 좋음이었지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 자기경영전문가/ 유니크컨설팅 이희석 대표컨설턴트 ceo@youni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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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외출인지라, 집을 나서기 전 기온을 확인했다. 이미 어젯밤 뉴스를 통해 오늘 날씨가 어떠한지는 들었다. 나는 기상청 예보가 틀렸기를 바랬다. 오늘 날씨는 내 소박한 바람을 외면한 영하 0.5도. 11월 첫째주부터 연속 3주째 주초마다 추위가 닥쳤다. 삼한사온이라는 다소 모호한 단어가 곧잘 맞아 떨어진다고 신기해 하던 터였지만, 오늘은 그 단어가 못마땅하다. 마음부터 추워지는 단어, 예비군훈련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따뜻한 물로 샤워한 후 흰색 반팔 셔츠, 전투복 상의, 오리털 파카, 야전 상의 순으로 껴입었다. 몸이 뚱뚱해졌다. 움직임이 불편했지만, 추위에 떠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입지 않을 것 같아 "할머니 뭐 이런 걸 사셨어요. 저 내의 잘 안 입어요" 하며 받아 들었던 얇은 회색 내의도 바지 안에 껴입었다. 약간의 간식과 헤진 가죽 장갑을 건빵 주머니에 넣고 출발했다.

훈련 입소 시각은 9시이고, 9시 30분까지 지연 입소자를 받는다. 그 이후에 도착한 이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예외는 없다. 예비군 훈련은 오래 전 친구들에게 들었던 것보다 엄격하게 진행되었다. 그건 아마도 내 친구들은 대학교를 다니면서 받아서일 것이고, 나는 친구들보다 5년 늦게 전역했으니 직장을 다니면서 받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리라. 직장인으로서의 예비군 훈련은 학생들의 그것보다 긴 것으로 안다. 사실, 한 번도 비교하여 확인해 본 적은 없다. 알아본다고 하여, 나의 예비군 훈련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니까. 삶을 개선하지 않은 궁금증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내겐 필요악이다. 그런 궁금증을 해결하는데 시간을 쓰는 것은 어리석다고 생각된다. 내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많은 기사들을 검색하지 않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저 궁금한 것들일 뿐이니까.

늘 그렇듯이 25분 늦게 훈련장에 도착했다. 훈련장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다. 물론 부대측이 그렇게 순진하지는 않다. 지연 입소자들은 다양하게 불이익을 당하지만, 나는 25분을 버는 것이 유익하다고 생각했다. 입소식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기다리는 동안 줄을 서야 한다. (퇴소식도 마찬가지다.) 내 순서가 되어 98번 표찰을 받아 가슴팍에 달았다. 왠일인지 주민등록증을 걷지 않았다.(알고 보니, 노트북이 모자라 수기 작업을 해서 그렇단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 연말 2차 보충이라 입소자가 몰려서 그럴 게다. 이렇게 자질구레한 설명을 덧붙이는 까닭은 혹여나 실무자들이 핵폭탄을 맞지 않기를 바래서다. 군대에서는 별이 기침을 하면 병들에게는 폭탄이 떨어진다. 사실 학교도 마찬가지도,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다. 이번 G20을 통해서, 국가도 마찬가지란 생각을 했다. 이런 면에서는 고마운 G20 이다. 허허.)

방탄헬멧을 쓰고 탄띠를 차고 소총을 어깨에 메어 내 자리로 갔다. 이때부터 모든 예비군들은 다른 사람 혹은 동물이 된다. 어린아이가 되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교관에게 떼를 쓰기도 하고, 거북이가 되어 야전상의 안으로 목을 깊숙이 밀어넣거나 행동이 매우 느려진다. 노인이 되어 인생을 다 산 사람처럼 달관한 모습으로 교육을 관람한다. 청개구리가 되어 교관의 모든 말을 반대로 행동한다. 미인이 되어 매시간마다 잠에 허우적댄다. 말하자면, 대부분의 예비군 대원들은 교관의 모든 부탁을 어기는 범법자가 된다.


매우 추운 날이라, 교관들은 예비군 대원들을 많이 배려해 주었다. 훈련 장소를 양지 바른 곳으로 옮겨 주기도 하고, 여러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여러분 추우시죠? 추운 건 여러분도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까진 상투적이다.) 여러분 피부는 가죽으로 되어 있고, 제 피부는 갑옷으로 된 것은 아닙니다. (오호 조금 새로운 표현이네.) 퀴즈 하나를 내겠습니다. 박찬호와 박세리와 엘리자베스 여왕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맞추시면 휴대폰 제출자 다음으로 일찍 보내 드리겠습니다.(와! 재밌네) 퀴즈에 귀가 쫑긋했고, 보상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정답을 몰랐다. 한 사람이 손을 들었고, 교관을 그를 가리켰다. "공주 출신이요" 라는 소리가 들렸다. 정답이었다. 그들은 모두 공주 출신이란다. 허허. 재밌네. 다행이다. 잠시나마 시간이 빨리 흘렀다. 덕분에 1분 20초가 지났으니. 세상에서 가장 시간이 안 가는 장소가 어디냐는 퀴즈가 나온다면, 그리고 정답에서 예비군 훈련장이 빠진다면, 대한민국 모든 예비역들이 성토할 것이다. 최소한 한 사람은 난리칠 것이 분명하다.

예비역들은 훈련 때마다 나름의 시간 견디기 도구를 들고 온다. 대부분은 핸드폰과 MP3를 들고와 시간이 날 때마다 시간 견디기에 활용한다. 피곤한 몸을 끌고 와 틈날 때마다 조는 이들도 있다. 몇몇은 책을 들고 온다. 나도 그렇다. 오늘은 멜빵 주머니에 범우문고 001번을 들고 왔다. 금아 선생의 수필이다. 조정래 선생은 한국의 빼어난 수필가로 신영복 선생, 법정 스님, 피천득 선생 이렇게 셋을 꼽았다. 법정 스님의 글과 신영복 선생의 명성은 이미 여러 책으로 접해 보았지만 금아 선생의 수필은 처음인 듯 하다. 추운 손 비벼가며 쉬는 시간마다 수필 몇 편을 보고 나서, 나는 금새 조정래 선생의 선정에 깊이 공감하였고, 이 책을 읽게 된 것에 고마움을 느꼈다. 금아 선생의 수필에는 생명력이 있고, 그것은 선생의 삶이 뿜어내는 것이라 생각했다. 선생의 수필은 세월을 노래하고, 일상을 성찰했다. 젊음을 사랑하는데, 주책스럽지 않았다. 그가 노년도 사랑하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봄>과 <오월>이 그랬다. 일상을 들여다 보는 눈은 깊고 지혜로웠다. <종달새>, <비원>, <서영이와 난영이>가 그랬다.

금아 선생의 수필 40페이지를 읽고, 맵고 맛없는 육개장을 한 그릇을 먹고,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아 추위를 밀쳐내느라 서성대고, 교육 시간에는 교관의 농담에 잠시 웃기도 하지만 웃지 않는 나머지 시간에는 망상을 하고, 여러 번 시계를 보고 나니 어느 덧 훈련이 한 시간(동계훈련 한 시간은 35분) 남았다. 교관이 말했다. "오늘은 추우니까, 조금 일찍 훈련을 마치겠습니다. 오늘 하루 고생하셨고 내일은 방한 대책 강구하여 따뜻하게 오세요." 나도 모르게 낮은 소리로 외쳤다. "와! 대박이다." 정말 기뻤다. 정확히 35분 일찍 마쳤는데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아마도 날이 너무 추워 대대 전체가 일찍 마쳤나 보다. 캬! 신바람 나는 걸음으로 연병장으로 이동했다. 퇴소식 절차는 입소한 순서대로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표찰 번호가 가장 빠른 사람이 떠난 후, 98번인 내가 퇴소하기까지는 40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아니, 이럴 수가! 25분을 벌었다고 여긴 나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된 날이다. 허탈하거나 속상하진 않았다. 일찍 떠난 이들에 비하면, 나의 퇴소 시각은 늦었지만 애초에 생각했던 시각보다는 조금 일찍 퇴소하는 것이니까. 기쁜 일도 남들과 비교하면 불행해 질 수 있으니 남들과 내 행복을 비교하진 말자. 잔꾀를 부린 것이 좀 부끄럽군. (퇴소 시각을 따져 보니 5시였다. 왠지 일찍 마친 것이 아니라, 원래대로 마친 것 같다. 그래도 기쁘니 됐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게 기쁜 소식 하나, 슬픈 소식을 하나가 생겼다. 기쁜 소식은 일상의 소중함을 절감했다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즐거운 일인지는, 일어나서 전투복을 입고 무거운 전투화를 신고, 전투화보다 무거운 마음을 끌고 훈련장에 오면서 더욱 진하게 깨닫는다. 오늘 입소식 때에는 주민등록증을 수거하지 않았는데,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누군가를 대신 보낼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그럴 생각은 없다. 걸리면 골치 아프다. 사실 결과가 무섭다.) 가정이긴 하지만, 누군가가 나 대신 훈련에 가 준다면 나는 최대(!) 20만원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다. 그렇다면 내 평범한 일상의 하루는 20만원짜리다. 아, 소중한 내 하루! 늘 느끼고 있지만,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된 것은 분명 기쁜 소식이다. 하지만 여기 슬픈 소식도 있다. 나는 내일 또 예비군 훈련을 받아야 한다. 오! 통재로다. 내일 뿐만 아니라, 수요일에도, 목요일에도 그리고 금요일에도 훈련을 받아야 하니까. 예비군 훈련 매니아냐고 약올리지 마시기를! 솔직히 조금 괴로우니까.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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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에 찾아든 순간의 생각들

양神이 은퇴 선언을 했다. 가슴이 먹먹했다.
그가 신인이었던 93년부터 팬이었던 이가 어디 나 뿐이랴.
수많은 팬들 속에 묻히고 싶지 않기에 그에게 편지를 쓰기로 했다.
참 고맙다는 마음을 담아 보내야겠다.
그로 인해 행복했던 순간들에 걸맞는 선물과 함께!

*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을 때의 막막함.
이 막막함 속에서도 힘차게 걸어가야 나의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
소속되어 있으면서도 인정받지 못할 때의 당황스러움.
이 당황스러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실력을 갈고 닦아야 내공을 쌓을 수 있으리라.

*

출장과 여행을 다녀왔더니 할 일이 쌓였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 일이 많아도 즐겁다.
오전과 오후가 각각 10시간이었으면 좋겠다.
10시간 쭈욱 일한 후 점심 식사를 하고,
다시 10시간 쭈욱 일한 후 저녁 식사를 하게!

*

나는 이기적이다. 
나를 위해서는 아낌없이 시간과 돈을 쓰고
남을 위해서는 아껴가며 시간과 돈을 쓰니.
이기적인 나를 이기고 싶다.
선해질 수 있는 가능성과 선해지고픈 열망을 힘껏 쫓고 싶다.

*

하루가 저물어간다. 오늘 하려던 일을 다하지 못했지만,
저녁 약속이 있으니 잠시 일을 멈추고 그에게 시간을 흠뻑 주리라.
밤이 되어 집으로 돌아올 때, 나는 만족해 할 것이다.
8할을 열심히 일하고, 2할을 신나게 즐긴 나의 하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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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리더십센터 웹진으로 발행되는 [보보의 드림레터]를 모두 모았습니다. (20편 완결)
1편에서부터 20편까지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 드립니다.

20대에 썼던 글들을 30대 후반이 되어 다시 읽어보니 왠지 쑥스럽네요. 

열정으로 썼던 시간들이 떠올라 고무적인 느낌도 들고요. 

 

[보보의 드림레터 목록]

보보의 드림레터 #20. 미소와 행복으로 하루를 채우기

보보의 드림레터 #19. 실행 마인드로 무장하여 지금 당장 시작하라

보보의 드림레터 #18. 효과적인 휴식과 에너지 관리로 건강을 유지하라

보보의 드림레터 #17. 무리한 계획, 엉성한 계획, 무(無)계획을 집어 던져라

보보의 드림레터 #16. 시간 관리의 기본, 정리 정돈을 마스터하라

보보의 드림레터 #15.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고 능률 무한대 시간을 발견하라

보보의 드림레터 #14. 완벽주의를 벗어던지고 지금 곧 시작하라

보보의 드림레터 [신년특집] 2007년을 성찰하고 2008년을 희망하자

보보의 드림레터 #13. 시간 예술가여, 인생의 작품을 만들어라

보보의 드림레터 #12. 기쁨 넘치는 사명자로 살아라

보보의 드림레터 #11. 내면 속의 불꽃을 발견하라

보보의 드림레터 #10. 당신의 이야기, 당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라

보보의 드림레터 #9. 비전 날개를 달고 힘차게 비상하라

보보의 드림레터 #8. 성공과 행복을 스스로 정의하라

보보의 드림레터 #7. 인생을 변화시킬 용기를 가져라

보보의 드림레터 #6. 인생의 큰 그림을 향하여 전진하라

보보의 드림레터 #5. 새벽에 일어나 함께 가자

보보의 드림레터 #4. 절대로 중도 포기하지 마라

보보의 드림레터 #3. 위대하고 경이로운 일상을 만들어라

보보의 드림레터 #2. 몰입과 성찰을 끊임없이 반복하라

보보의 드림레터 #1. 나는 보보 스타일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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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과 놀이, 혹은 무위(無爲)를 비생산적인 것이 아니다.
휴식은 생산적인 것이고, 놀이는 창조의 샘이다.
무위는 내면의 힘을 끌어올리는 위대한 '행위'다.

이 글을 쓴 후, 나는 쉴 것이다.
잠시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머리와 마음을 비우고, 새로운 작업을 할 기운을 모을 것이다.

다음 주에는 여행을 떠날 것이다.
여행을 하며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의례를 거행할 것이다. (생각해 둔 의례가 있다. ^^)
'어제까지의 나'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고, '새로운 나'를 맞이할 것이다. 

나는 일상이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다. 즐겁고 만족스럽다.
일상 탈출로서의 여행이 아니기에 돌아와서 다시 일상을 맞는 즐거움도 가득하지만, 
여행은 일상을 재창조하는 힘이 있기에 여행의 과정 역시 즐겁다.

되돌아오고 싶은 일상이 있기에
여행 중 얻은 에너지를 쏟고 싶은 나만의 일이 있기에
돌아오는 것은 무척이나 신나는 일이다. 

나에게는 좀 더 잘 해내고 싶은 일이 있고,
여행은 그 일에 새로운 힘과 착상을 불어넣기에
어딘가로 떠나는 것 역시 행복한 일이다.

살고 싶은 일상이 있으니 머물러도 좋고
가고 싶은 여행지가 있으니 떠나도 좋다.
여행을 즐겁고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여행지가 아니라, 자기 일상이다.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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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세번째 주간성찰
1월 18일~1월 24일


#3. 황홀한 일상의 여유

우리는 곧장 분위기 좋은 곳 음식점으로 이동했다.
복층 구조의 높은 천장이 마음에 들었고, 친절한 직원들이 반겨주었다.
1층의 홀 가운데에는 사람 키 정도의 커다란 화로가 있어 카페의 겨울 운치를 더해주었다.
규모에 비해 좌석이 많지 않은데도 휑한 느낌이 없는 것은 화로와 다양한 실내 인테리어 때문이리라.

스위스 음식, 치즈 퐁듀라는 처음 먹어 보는 음식을 주문했다. 치즈에 걸맞은 와인도 함께.
아마도 호텔 연회장 등에서 본 적은 있겠지만, 테이블에 앉아 이것만을 먹기는 처음일 것이다.
퐁듀는 먹기 좋게 썰어져 나온 빵과 키위, 바나나, 샐러리 등을 긴 꼬치에 끼워
테이블 위에서 촛불로 따뜻하게 데워진 치즈에 찍어서 먹는 음식이었다.

나는 워낙 치즈와 크림소스 스파게티 등 느끼한 것을 좋아하기에 치즈 퐁듀는 입맛에 잘 맞았다.
그 날도 역시 테이블 한 쪽에 놓여진 피클은 손도 대지 않았다. 
피클을 나는 잘 먹지 않는다. 느끼함을 없애 버리는 고약한 녀석이기에.
피클을 먹는 경우는 느끼해서가 아니라, 음식 자체가 맛이 없는 경우다.

와인, 치즈 퐁듀와 함께 주문한 바베큐 정식도 아주 소량의 음식이었다.
첫 맛이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먹다 보니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키위처럼 부드럽고 상큼한 맛이 나는 대화가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스위스의 겨울에 온 듯한 산장같은 카페 분위기가 기억에 남는다.

일주일에 한 번 즈음은 이런 여유로운 시간을 누려야겠다.


#4. 친한 형의 책 출간

삼성역에서 만난 형은 가슴에 큰 상자 하나를 안고 있었다. 뭐지?
내게 가까이 오면서 건네는 형의 말에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흘러 나왔다. "형, 책 나왔어."
와, 드디어 나왔네요. 축하해요. 형.
오랫동안 공들여 번역했고, 게다가 (번역이긴 하지만) 형의 첫 책이라 나의 감회도 새로웠다.

형의 사무실로 책이 배송된 그 날은 연구원 몇이서 모여 형네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한 날이다.
다음 주 출간 예정이었던 책이 조금 일찍, 바로 모이기로 한 그 날에 도착한 것이다.
지하철에서 형의 출간 소감을 물어보기도 하고 책을 들고 있는 형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도 했다.
나는 책의 표지 앞 뒤를 신기한듯 만져 보기도 하고 쳐다 보기도 하고 내용 한 두 장을 훑어 보기도 했다.

형, 이 책이 형에게 주는 의미는 뭐예요?
형은 대답했다. 그 내용을 기억하고 있지만 적지는 않으련다.
그것은 내가 기대한 것과는 다르지만, 누구나 자신의 의미를 찾아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리라.
형은 큰 성취 하나를 끝냈고, 이제 곧 다음 작품을 위해 전진하시리라.

집으로 이동하는 내내 형은 기쁨으로 조금은 상기된 표정이었고, 나도 기쁨에 들떠 있었다.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칠 만큼 말이다. 그래도 우리는 마냥 즐거웠다.
집에서는 형수님이 삽겹살 파티를 준비해 주시어 숨쉴 틈이 없을 만큼 뱃속을 채워 넣었고,
식사 후에는 다음 주 책의 출간을 미리 축하하려고 준비한 조촐한 파티를 했다.

형은 말했다. "이렇게 (촛불을 켜고 축하)해 주니 책이 정말 나온 것 같다"고.
우리도 느꼈다. 함께 축하하고 나니 기쁨이 배가 되고, 마음이 따뜻해짐을.
나는 준비해 간 와인을 놓고 왔다. 그 땐 괜찮았는데, 글을 쓰는 지금은 와인 맛을 못 봐서 아쉽네. 호호.
사실 와인 맛이 아쉬운 게 아니라, 짠~ 하고 잔을 부딪치지 못한 게 아쉬운 게다.

오늘 아침, 인터넷 서점에 가서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라는 책을 검색해 보았다.
아, 아니네. '신종윤'이라는 이름으로 검색했었구나. 그랬더니 앞서 말한 중후한 제목의 책이 떴다.
제목만큼이나 책의 분량도 묵직하다. 560페이지에 달하는 이 두꺼운 책을 형이 번역했다니.
책은 웨인 다이어라는 인기 작가가 '노자'의 지혜를 빌어 쓴 자기경영서다. (인문서라고 해야 하나?)

나도 아직 읽지 않은 책이라 광고하거나 은근슬쩍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오해 마시라.
보보는 그저 나의 행복했던 지난 주 일상을 곱씹고 있는 중이다. 하하. ^^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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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첫번째 주간성찰
1월 1일~1월 10일

#1. 시작하는 연인을 위하여

사람 유해진과 사람 김혜수는 연인이다.
사람과 사람간의 사귐은 전인(全人)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돈을 잘 번다는 것, 좋은 직업을 가졌다는 것, 멋진 외모를 가졌다는 것.
이것은 참 좋은 것들이지만, 좋은 사귐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파트너를 그가 가진 최고의 모습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관계가 좋은 관계다.
좋은 관계를 이어가는 요소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다.
류해진과 김혜수의 연인 발표는 '루저의 승리'도 아니고 '순애보의 예쁜 사랑'도 아닌, 
사람 유해진과 사람 김혜수가 만나 이뤄낸 사랑으로 바라봐야 한다.

유해진이 남들이 몰랐던 매력을 지닌 남자로 재평가되고,
김혜수는 진정한 사랑을 볼 줄 아는 순애보의 주인공으로 회자되는 것은
우리들이 지금까지 진정한 매력과 순애보가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왔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다.
오늘은 1월 10일.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시작하는 사랑을 한껏 축하하고 싶은 날이다.

[관련글 : http://media.daum.net/entertain/broadcast/view.html?cateid=1032&newsid=20100110120816894&p=mydaily&RIGHT_COMM=R7]


#2. 연구원 수업

아주 오랜만에 변화경영연구원 수업에 참가했다.
이날, 5기 연구원들은 출간하고자 하는 자신의 책에 대하여 발표하였고,
책을 출간한 몇 명의 선배 연구원들은 그에 대한 피드백을 했다. 
나도 졸저 한 권을 출간했다는 명목으로 수업에 참가했던 것이다. 
선배로서 한 명씩 발표를 마칠 때마다 피드백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그저 선생님과 연구원들이 수업하는 곳에 간다는 설레임이 훨씬 컸다.

내가 무슨 피드백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는 이내 사라졌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경우, 뭔가 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내 안에 있었던 게다.
고마운 일이다. 게다가 나는 수업이 진행될수록 점점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20분까지 단 한 차례도 쉬지 않고 진행된 수업이었는데
주의가 산만한 나도 제대로 참여할 수 있을 만큼 말이다. 

나의 피드백 원칙은 다음의 세 가지였다.
첫째, 책의 주제나 전개 방식이 작가와 궁합이 맞는가?
둘째, 나의 피드백은 그의 강점과 성향을 반영한 것인가?
셋째, 말하려는 피드백이 그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가?
       (모르는 것은 말하지 않고, 알고 있더라도 도움 안 되는 내용이면 말하지 않기)

좋은 피드백을 주는 것은 나에게도, 그에게도 즐거운 일이다.
피드백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3. 세 번의 강연

이번 주에는 세 번의 강연이 있었다. 그래서 조금은 바쁜 주간이었다.  
성공가게에서의 시간관리 세미나, 마이더스아이티라는 회사에서의 전략적 독서 강연,
그리고 광주 전남대학교에서의 시간관리 특강.
지난 해보다 강연 준비에 열심을 쏟겠다는 다짐을 잘 지켜냈다. 
허나, 시간 안배를 잘 못해 클로징을 효과적으로 진행하지 못한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시간관리 세미나로써, 지난 해 부터 진행한 [행복한 20대]라는 3번의 기획 강연을 마쳤다.
스스로에게 약속한 하나의 계획을 지켜냈다는 기쁨이 있지는 않았다.
그저 내가 공헌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평생 해야겠다는 선한 부담감이 들었다. 
마이더스아이티에서의 독서 강연은 뿌듯함이 있었던 강연이었다. 
인사담당자인 친구로부터 최고의 피드백을 듣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전해야 한다고 믿었던 것을 강의한 배짱있는 자신감은 마음에 든다.
이번 강연을 통해 강사정신에 대하여 정리해 보았던 것도 좋았다.


#4. Quiet Time

QT를 통해, 하나님과의 만남이 있었고, 기쁨과 은혜를 맛보았다.
기도를 통해 나의 마음은 하나님과 연결되었고
그 연결 통로를 통하여 하나님의 마음이 내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나는 감격으로 눈물을 흘렸고, 하나님의 (슬픔과 기쁨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삶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위한 시간을 더 떼어놓아야 함을,
그 시간들이 많아질수록 나의 삶이 더욱 아름다워짐을 상기했다. 
그리고 그 믿음대로 살아내지 못하는 나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지는 오늘이다.


#5. 브라질에서 온 손님

지난 해 2월, 브라질 여행은 2009년 내 인생의 최고 명장면이었다.
그 장면을 함께 장식해 준 주인공들은 단연 솔개여사님(5기 와우팀원)들이었다.
솔개님들을 제외하고도 몇 분들의 인상 깊고, 고마운 분들이 있는데
그 중의 한 분이 한국으로 가족을 만나기 위한 여행을 오셨다. 그리고 만났다.
브라질에서도 인사를 나누고, 그후 메일을 계속 주고 받았기에 만남은 퍽 반가웠다.

여행에서의 만남이 일상에서의 행복(때로는 기회)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체험하며
삶의 모든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되새긴다.
베이징 여행에서 만난 예쁜 누나들은 2년 동안 멋진 인생 선배가 되어 주었고,
유럽 여행에서 만난 멋쟁이 JJ는 형 같이 푸근한 아우가 되어 주었다. 
한 번의 강연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 주면 또 다른 강연 기회가 생겨나곤 했다. 

아주 먼 곳, 브라질에서 오신 귀한 손님처럼 
인생의 반가운 소식은 뜻 밖의 장소에서, 뜻 밖의 시간 속에서 찾아온다. 
그러니 일부러 기회를 찾아나설 것이 아니라, 현재에 온전히 몰입할 일이다.
지금 만나는 사람을 정성으로 섬기고,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미래의 행복을 예비하는 것이고, 미래의 새로운 기회를 창조하는 일이니까.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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